나가기전에 포스팅했던대로 컵이 하나 깨졌다
33년 인생 통틀어 깬 그릇이 열 개도 안되는지라 깨지는 순간에 정말 놀랐다
여태 깼던 그릇들은 다 손에서 놓친거였는데 오늘은 그것도 아니라서 더욱
설거지를 하던 참이라 개수대 양옆으로 거품묻은 그릇이며 냄비가 잔뜩 올라가 있었고
싱크대 끄트머리에 올려놨던게 아마 어느 그릇엔가 슬쩍 밀리며 떨어진 것 같았다
깨지려고 그랬는지 하필 손잡이 부분으로 똑 떨어져서 정말 깨끗하게 쩍
이건 쪼개진거야, 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단면이 깔끔하고 부스러기가 거의 없어서 또 놀랐지
역시 독일제입니까, 하며 인증 포스팅-_-을 올려놓고 돌아섰는데.
요 설거지를 하기 직전에 어째 쿠키가 자꾸 땡겨서 반죽하다보니 어머.. 달걀이 없어
어차피 대충 만드는 것이었으니 우유로 적당히 조절하고 오븐에 넣었는데 요게 다 돌아가서 땡, 하고 부르는거지
오븐장갑이 얼른 눈에 안띄길래 행주 겹쳐 아슬아슬하게 들고 쿠키 옮기다가 판째 엎었네ㅋ
비가 와 선선하다고 보일러도 돌려놨던데다가 쿠키에 들어간 초코칩이 워낙 손만 닿아도 사르르 녹아
하물며 그 뜨거운 오븐에서 방금 나온게 오죽하겠어
그대로 엎어졌으니 바닥이 초콜렛으로 엉망진창
내 베이킹 인생에 이런 건 또 처음
오늘 아무래도 손에 가시가 돋혔지 싶어서 설거지도 그대로 내버려두고
가게 놀러가도 되냐고 물어보곤 그대로 씻고 나섰다
어찌나 귀신같은 꼴을 하고 갔던지 ㅋ
얼굴이 창백하단 소리에 거울 보고 기겁
달달 따뜻한 코코아 잘마셨어요 생크림 듬뿍 올린 바삭바삭 토스트도.
빌려주신 책은 잘 보고 돌려드리겠습니다 (_ _)
아, 짭짤하면서 슬쩍 매콤하게 잘 조린 가자미를 먹었다
햇반 사다달라고하면 혼나겠지 안될거야 아마 하며 열심히 젓가락질
어쨌든 여기는 이자까야, 밥집이 아니니까요
고것 반 잔 마신것도 술이라고 졸린걸까, 네시가 되어가서 졸린걸까
이만 자러 가겠습니다.
나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