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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

도울 우리맛닭 해체기

이것은 유월 첫 토요일에 일어난 슬픈 이야기.


해체기가 아니라 생식 제작기 및 시식기면 좋을텐데 흡


ㅁ은 처음 우리집에 오고 한 달 정도는 사료를 먹고 바로 생식으로 바꾸었다

사료 먹을 때 도 생고기를 주면 아무 거부감 없이 냠냠 잘도 먹었고 

바꿀때도 전혀 저항 없이 원래 먹던 것 인듯 그렇게 넘어갔는데...

가끔 한 번씩 밥투정을 하고 (보통 컨디션이 안좋을때임) 

그럴 때 캔같은걸 한 번씩 주고나면 다시 생식을 잘 먹었었는데... ㅠㅠ

첫번째 이사를 하고 이사 스트레스에 사료 조금씩 토핑처럼 얹어주던게 

ㅅ이 오고 나서 동생 본 스트레스 + 스트레스로 인한 잔병치레를 하며 완전히 사료로 넘어가게 되었다.

ㅅ은 젖떼고 사료를 먹기 시작한 후에 데리고 왔는데 

얘도 곧바로 생식을 잘 먹어서 아무 걱정이 없는 듯 했으나...

지금은 사료말고는 안먹음요 ㅇㅇ

그나마 ㅁ은 자기가 좋아하는 캔은 주면 잘 먹는데 ㅅ은 좋아하는 캔도 없음 ㅋㅋㅋㅋ 

그나마 유일하게 먹는게 쉐바 닭. 


ㅁ은 새로운 먹을 것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없는 편이라 

신선하고 맛있기만 하면 되는데 저 신선이 문제고... 

고기 종류는 그다지 가리지 않아서 닭 양 말 타조 캥거루 소 돼지 오리 에서 오리만 알러지반응 나머지는 통과.

ㅅ은 엄청난 먹보인데 의외로 먹을 걸 가리는 편. 

처음엔 ㅁ이 못먹게돼서 그대로 냉동고에 있던 오리 생식을 신나게 먹었고 닭도 참 잘 먹었는데 

이것저것 시도해보니 네발짐승 안좋아하고요... 조류만 먹음 ㅇㅇ



하여간... 두번째 이사 스트레스 + 갑자기 더워지면서 둘 다 입맛을 잃어 

ㅁ은 강제급여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되어 급하게 주문. 

마침 닭이 도착하는 날 에어컨도 설치 되어서 시원하게 작업하겠구나 했는데 

그래 시원하긴 했지 안먹어서 문제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작업을 매일 하시는게 아니고 재고를 보내주는 것도 아니기때문에 미리 주문을 해두어야 한다. 

1일에 주문하고 4일에 받았는데 이게 3일에 잡아서 그 날 저녁 택배 마감시간까지 농장에서 보관 

-> 마감시간에 발송 -> 익일 오전에 수령한 닭이다보니 선도는 역대 최강. 

아래에 내장 사진들이 나오지만... 나 진짜 이런 닭 처음 봤다. 애들이 잘 먹어주기만 했으면... 완벽했을 것인데. 


일단 사진을 봅시다



시험삼아 두 마리만 주문했는데 다행이었음. 

원래는 대가리도 붙은 채로 오는데 차마 얼굴을 볼 엄두가 안나서 잘라서 보내주십사 부탁드렸다.

닭발도 어마무시하게 큼...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얘네들은 갇혀서 몇 주 자라다 도축한게 아니라 

신나게 돌아다니면서 반년 가까이 자연을 누리다 온 애들임.

해체할 때도 기름기가 참 없다 싶었는데 설거지할때 보니 진짜 없더라.

보통 닭 생식은 만들고난 설거지 하려면 수세미 하나가 사망하게되는데 전혀 그런 것이 없었음... 





진심으로 감탄했다.

냉동상태로 받는 간이나 심장같은거랑은 비교할 수 없고요-




예, 이게 닭입니다, 닭.

보통 저렇게 한참 작업하다보면 손이 기름기땜에 미끌미끌 난리도 아닌데 이건 기름대신 피 ^^;; 



ㅁ은 닭모가지 오독오독 잘 씹어먹는애라 혹시 하고 줘봤는데 

이 닭발은 무서운지 한 두번 톡톡 건드려보곤 그냥 가더라 ㅋㅋㅋㅋ

그래 그건 엄마도 무섭다 ㅠㅠㅠㅠ



보통 두 시간 정도면 손질해서 갈고 소분해서 냉동고에 넣고 정도까지는 클리어할 수 있는 시간인데

이 닭은 두 마리 토막만 치는데 딱 한 시간이 걸렸고요?

그나마 갈기 시작한 직후에 민서가 멈추는 바람에 결국 못갈고 냉장실에 도로 들어갔지...

조금 갈린걸 줘봤는데 밤새 입도 안댄 걸 보고 

그냥 내장이랑 고기랑 분류해서 일단 냉동고에 넣어뒀다가 나중에 수습해보기로 ㅠㅠ

그렇게 분류하다 찍은건데 (그러니까 이미 우리집에 와서도 냉장실에서 하룻밤 잔 거) 저렇게 생생한 것이다.

저 비싸고 좋은 고기를 왜 안먹니...ㅠㅠ

이번건 걍 뭐 내가 끓여먹던지 아님 삶아서 좀 먹여보던지 하고...

일단 1차 목표는 ㅅ도 한 끼정도는 습식을 먹을 수 있게 돌아가보는 것.

그리고 최종 목표는 다시 생식으로 돌아가는 것.

올해 안에 1단계라도 클리어하고 싶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