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은 월말~월초가 마감기간이다. 이 때는 정말 '살인적'으로 바쁘다. 그리고 난 그 마감시즌에 이사를 감행했다. 하기 전에는 상당히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는데 하고 보니 더할나위없이 완벽하게 미친 짓이었다.
일단 분당 집에 생각보다 살림이 훨씬 많았다. 독립한 첫 집이었기 때문에 그 때는 책과 옷만 가져갔었다, 뭐 컴퓨터나 행거같은 소소한 건 예외로 치고.
나머지 살림은 들어가서 샀다. 그렇다고는해도 이사 결정하고 침대도 처분했고, 책도 꽤 많이 처분하거나 일부는 본가로 보냈고 심지어 원단 벼룩까지 한 터라 나는 그렇게까지 많으리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중요한 책만 박스에 넣고, 나머지 책은 대충 끈으로 묶고 (당연히 전자의 비율이 90%쯤 됐다-_- 내 인생에 해탈이란 단어는 없다) 옷은 인터넷에서 본대로 대충 김장비닐 사다 옷걸이째 넣어서 가져갈 생각이었으니 짐 쌀 일이 그리 까마득해 보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제 착각이었습니다.
일단 컴퓨터 주변기기; 를 먼저 각자 제 박스에 넣어줬다. 내가 쓰던 장비들이 가정용-_-은 아니었던 탓에 여기까지만해도 이미 장관이었다;;; 책만 정리가 끝나면 나머지는 금방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심각한 오류였다. 이사 전 날 네시간 자고 정오쯤에 동생도 합류해 열심히 분해하고 싸고, 했는데도 결국 용달 기사님 오실때까지 짐싸기는 현재진행형. 부엌 살림도 그릇만 싸면 거의 다 되는걸거라고 생각했는데 술도 안못마시면서 종류별로 나오는 술에 각종 베이킹 재료에-_- ㅇ ㅏ... 과거의 나, 왜 그랬어?
테이블은 다 분해하고 짐을 탑차 꼭대기까지 야무지게 밀어넣어 쌓았는데도 꽉꽉 채웠다. 물론... 동생이 가져온 차에도 트렁크와 뒷좌석에 짐이.
어쨌든, 이사는 했고. 짐은 풀기 시작했으니 언젠가는 다 정리하겠지.
그래도 다행인 건 이사도와주러 오신 분들이 참 좋은 분들이어서, 마음 상하는 일 없이 잘 끝냈다는 것.
이사한 집도, 이래저래 손대고 싶은 곳이 많은데 일단은... 쉬면서 짐이나 좀 풀고 생각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