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몸살로 반쯤 죽어있는 상태였던 어제,
그 몸을 끌고 고터까지 기어나가 S(아기엄마,4개월차)와 Y를 만났다
친정왔다며 커피나 한 잔 하자는 문자를 보고 꼽아보니 얼굴 본 게 4년전이더라-_-;
게다가 서울도 아니고 꼬마가 아직 4개월이니 맘놓고 맡기고 놀러나오려면 내년은 되어야지 싶고
내가 내려갈 인간도 아니니, 이럴 때 아님 언제 보겠나싶어... 나갔다능
버스 내려서 보니 다들 예쁜 블라우스에 가벼운 차림새인데 나는 티 + 가디건 + 트렌치로 중무장한 좀비 한 마리^^^^
어쩔 수 없지 모, 열이 오르락내리락하는데 날 좋다고 팔랑거렸다간 병원 당ㅋ첨ㅋ
가뜩이나 컨디션도 안좋은데 의자도 안주고 웨이팅시켜서 삐딱선을 탄데다가
여긴 베이커리 직영이라 10% 안된다는 말에 완전히 비뚤어져
'그럼 케익 맛도 보장이 안되겠네요?' 해버렸다능 아하하하하
급당황한 매니저가 아니에요 저희가 원조입니다 맛있으실거에요 블라블라
흥, 난 이미 삐졌다고. 의자를 내가 달라고 할 때 까지 안줬잖아.
게다가 내 로얄밀크티! 로얄 맛없었어!
도대체 이렇게 밍밍하게 만들어놓고 그 가격을 받다니!
그치만 뭐.
미니스트로베리케익은 맛있었고
서비스라며 나온 치케도 맛있었고
커피주문한 애들은 괜찮았다고하니 나도 다음엔 커피.. ㅠㅠ
내가 하도 불만가득어조로 치케 맛있네, 했더니 S와 Y 모두 깜짝 놀라며 생크림도 맛있지않아? 라고...
아니.. 둘 다 맛있어, 나 맛있다고했어, 케익은 맛있어, 단지 내 밀크티!!!
그래도 멀리가긴 귀찮으니까요, 당분간 애용하지 싶네염
네, 여기는 강남신세계 6층 베키아에누보.
그러고보니 나올 때 미니파운드 하나 사온다는게.. 또 깜박했어 ㅠㅠ
애는 S가 낳았는데 어째서...
S의 임신기간중에 얘기를 듣긴했지만, 생각보다 더 입덧을 심하게 했던 것 같다
초반에 한참 심할 때 5kg가 빠져서 결국 만삭일 때 원래 체중보다 4kg 정도 늘어있었다고
아기 태어난 이후로도 밥냄새를 못맡아서 여전히 먹는건 부실하고 혼합수유도 안해서 정말 살이 쪽쪽 빠지는 것 같다며...
중학교때부터 봤는데 지금이 가장 날씬한.. 상태라면 말 다했지
살 빠지는 건 둘째치고 그렇게 버티다간 정말 몸이 남아나지않을텐데;;
그러고보면 얘는 평생 반듯한 독신생활을 할 것 같다.. 고 생각했던 애는
대학 입학하자마자 조교와 불타는 연애...끝에 지금은 무려 큰애가 초2라는 위업을 달성하셨고
졸업하자마자 전업주부가되어 평생 직장생활같은 건 안해볼거라고 모두들 점쳤던 애는 결혼은 했지만 계속 일하고 있고
결혼하지않으면 절대 부모님이 내보내주지않을거라고 생각하던 나는 혼자 나와 살고 있지 ㅋ
S가 도대체 너희집에서 어떻게 독립이 가능했냐, 고 묻길래
'응, 책상위에 있던 계약서를 엄마가 발견했어' 라고 했더니 미친듯이 웃더라
전쟁이었다고, 우리엄마 나랑 2주동안 말도 안하고 유령인간 취급하고 말이지 라고 해봤자 별로 도움은 안됐던 듯
그런거야, 세상일이란 지나보기 전엔 알 수 없는거지
어리광지수가 충족되지않아서 그런가 마음이 뾰족뾰족
하고 트윗했더니 puredudm 님이
우리 좀 더 친분 쌓이면 한번 직접 만나요! 제가 어리광 받아드릴게요~ (아 난 남자가 아니라 별로 효과 없나?^^;) 일단은 쫌 오글거리지만^^; 글로라도 토닥토닥... 인생은 끝없는 외로움, 허전함과의 싸움인가봐요. 힘내세용 :D
하고 멘션을 주셨다 ㅠㅠ
아니에요! 남녀노소 불문입니다!
그렇지만 내 어리광이 정말 쩔어서, 말씀하신 걸 철회하고싶어지실거라고 미리 알려드릴 필요는 없..겠...지? 없을거야 아마
그러다 생각해보니 사실 지금은 감기기운보다 입병때문에 짜증이 나 있는 것 같기는 하다
머나먼 관악구-_-까지 원정을 다녀오고 일주일은 참 잘잤는데 흑
2,3시간정도면 깨고 게다가 아침에 일어나면 온몸이 흠뻑
저 상태로 일주일을 지냈더니 감기와 입병이 다정하게 손잡고 찾아와 갈 생각을 안하네그랴
덕분에 나의 칭얼거림은 강도높아질 뿐이고... ㅇ<-<
어차피 일도 안할거면 정리라도 해야겠다-_-
하고 목욕하고 자야지 오늘은 핸폰 끄고 자던지 뭔가 대책이 필요해... 아아악